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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의 '한국 아나키스트들의 독립운동'을 읽으면서 짐작할 수 있었지만, 한국 아나키스트들은 초창기 일본의 아나키스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주요한 인물로는 '행덕추수'라고 널리 알려진 아나르코 생디칼리스트 고토쿠 슈스이(幸徳秋水)나, 에로틱 아나키스트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오스기 사카에(大杉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적을 회복한 단재 신채호 선생은 고토쿠의 저술을 읽고 감화가 되어 아나키스트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일전에 읽은 '자유를 위해 투쟁한 아나키스트 이회영'에 의하면 독립운동사의 큰 인물 중 하나인 우당 이회영 선생은 이 오스기의 글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나온다. 이 밖에도 사카이 토시히코(堺利彦)나 이와사 사쿠타로(岩佐作太郎) 등의 인물이 있으나 서평과 거리가 먼 것 같으니 넘어가자. 여하튼 동아시아 아나키즘 운동사에 대해 조사하다보면 일본 사상계의 격동기였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절을 관통하는 사람으로서 오스기 사카에의 이름을 듣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그의 사상 때문에 죽음을 당하여 순교자가 되어버린 그의 생이 궁금하던 차에, 자서전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줄 여태 모르고 있다가 얼마전에 알게 되어 구입해 완독하였다. 이 자서전은 실제로 두 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서 앞부분은 그의 자서전으로 되어 있고, 뒷 부분은 '일본 탈출기'로서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여행기에 가깝다. 주석은 각 내용의 뒷부분에 위치하는데, 일본 근현대사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모두 빠짐없이 읽어야 할 것이다. '일본 탈출기'의 마지막 씌여진 시점은 그가 살해당하기 2개월전의 내용으로서, 이 책 한 권이 실질적으로 그의 거의 모든 사적인 생을 담아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내용 자체는 매우 개인적이고 생각의 대부분을 여과없이 그대로 밷어내는 듯 하여, 그의 사상이 어떤 계기로 발생하였고 어떤 방법으로 형성되었는지 궁금하던 나로서는 처음에 꽤나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첫 200페이지가 넘도록 자신의 어렸을 적의 추억들만을 서술하는데, 아무리 자서전이라지만 이런 소소한 내용들 뿐인가 싶어서 의외였다. 근현대 일본 사회/문화사 같은 것에 관심이 있다면 좀 읽을만해 보인다. 여하튼 내용상으로는 처음에 좀 실망했는데, 맨 뒤쪽에 고맙게도 해설을 넣어놓아서 이것을 읽어보니 꼭 실망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아나키즘은 자유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상이고, 아나키스트로서 자유로운 자신의 정신을 드러내는 데, 다듬어지지 않은 내용을 서술되는 편이 당연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든다. 한 명의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자유로움이 남김없이 발휘되어 있다. 뒤쪽의 '일본 탈출기'는 좀 더 흥미로운 내용이 나왔는데, 여운형과 만났다는 내용이 잠시 언급되기도 한다. 일본을 탈출하여 유럽에서 개최되는 아나키스트 대회에 참석하여, 강제 추방되기까지의 과정이 나와있는데, 1923년 당시의 파리 시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재미있다. 역사적인 측면이든 문화적인 측면이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일본인임에도 적대적인 여러 국적의 사람과 연대하려는 아나키스트의 정신도 조금 느낄 수 있다. 아마 오스기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1928년에 결성된 동방무정부주의자연맹에 참석하여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전에 들른 우당 이회영 기념관에서 본 동방무정부주의자연맹 사진에 이와사 사쿠타로의 사진을 보았는데, 오스기는 1923년에 이미 살해당했으므로 참가할 수 없었다. 그와 고토쿠의 사망으로 일본내 아나키즘 운동이 위축된 것으로도 일본 아나키즘에서 오스기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독서를 마치니 그의 자유정신이 시대를 초월하여 내 앞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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